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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소음 해결, 분해부터 하면 멀쩡한 걸 망친다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소음 해결, 분해부터 하면 멀쩡한 걸 망친다

    뜯기 전에, 소음부터 두 갈래로 가른다

    뜯기 전에, 소음부터 두 갈래로 가른다

    창문형 에어컨 소음은 다 잡히는 게 아니다. 이걸 먼저 알고 시작해야 한다. 창문형은 압축기가 본체 안에 그대로 들어 있는 구조라, 벽걸이처럼 실외기를 밖으로 빼놓은 놈들이랑 애초에 조건이 다르다. 그래서 켜자마자 나는 웅~ 하는 시동음이나 귀를 파고드는 고주파는, 뭐가 고장 나서가 아니라 원래 그렇게 나게 돼 있는 소리다. LG 공식 안내도 같은 얘기를 한다. 처음 켜면 압축기가 실내 온도를 빨리 끌어내리려고 고속으로 돌고, 설정온도랑 실제 방 온도 차이가 클수록 소리가 커진다는 거다. 차 밟으면 엔진음 커지는 거랑 똑같은 이치라, 방이 시원해지면 알아서 잦아든다.

    표기 소음이 도서관 수준 30~35dB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건 취침모드 기준일 뿐이고, 일반모드로 세게 돌리면 40~50dB, 돌아가는 세탁기 옆에 앉은 정도까지 올라간다. 파세코를 실측한 후기에서도 수면모드가 40~48dB로 나왔다. 그러니 완전 무소음을 기대하고 뜯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잡을 수 있는 소음은 따로 있고, 그걸 먼저 가려내는 게 순서다.

    가장 흔한 범인은 고장이 아니라 설치 유격

    가장 흔한 범인은 고장이 아니라 설치 유격

    덜덜덜 떨리거나 창틀이 같이 우는 진동음이면, 십중팔구 에어컨이 아니라 설치가 덜 잡힌 거다. 이게 사람들이 제일 많이 겪고, 또 제일 쉽게 잡히는 소음이다. 100만 원짜리 LG 오브제 창문형을 사고도 컴프레서 진동이 심하다고 올라온 글이 있었는데, 그 밑에 달린 댓글이 거의 한목소리로 창틀에 안 붙었다, 고정이 부실하다를 짚더라. 제품이 조용하냐 시끄럽냐 이전에, 쇠로 된 거치대가 창틀에 그냥 맞닿아 있으면 압축기 진동이 창틀 전체로 퍼지면서 증폭된다.

    그래서 손이 제일 덜 가고 값도 안 나가는 방법이 다이소 고무 방진패드나 문틈 막는 테이프다. 2천 원이면 산다. 이걸 거치대와 창틀이 닿는 접촉면 전체에 깔아서 쇠와 쇠가 직접 부딪히지 않게만 해줘도 체감 소음이 절반으로 준다는 후기가 많다. 여기에 에어컨이 수평으로 앉았는지, 고정 나사가 헐겁진 않은지만 다시 봐주면 된다. 분해도, 윤활유도 필요 없다. 진동음은 여기서 대부분 끝난다.

    귀뚜라미·드릴·끽끽이면 윤활이 마른 거다

    귀뚜라미·드릴·끽끽이면 윤활이 마른 거다

    진동이 아니라 귀뚜라미 우는 소리, 드릴 돌리는 소리, 끽끽거리는 마찰음이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건 부품이 부러진 게 아니라 안쪽 윤활이 말라서 나는 소리인 경우가 많고, 잡을 수는 있는데 여기서부터가 위험 구간이다. 에어컨 갤러리에 직접 분해해서 잡았다는 글이 있다. 신형은 앞 날개를 닫은 상태에서 가운데 연결부를 떼고 위아래를 빼야 나사에 손이 닿는데, 이 나사가 아주 고약하게 걸리게 돼 있어서 초보가 덤비기 만만치 않다. 그렇게 접근해서 윤활 처리를 하니 귀뚜라미랑 드릴 소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분해가 겁나서 WD40을 뿌린 사람도 있다. 2년 쓴 뒤 끽끽 소리가 나서 에어컨 입구 위쪽 20초, 아래쪽 20초씩 끊어 뿌렸더니 처음엔 냄새도 나고 소음도 그대로였다가 3일째에 소리가 없어졌다는 기록이다. 다만 이 사람도 스스로 못을 박아뒀다. 기판에 뿌리면 망가질 수 있으니 버릴 각오가 아니면 하지 말라고. 나도 여기까진 함부로 권하기가 어렵다. 멀쩡한 진동음을 마찰음으로 착각하고 뜯거나 화학제를 뿌리면, 잡으려던 소음은 그대로인데 기판만 죽는다. 그래서 이건 앞의 두 단계를 다 해보고도 안 될 때 마지막에나 손대는 방법이다.

    웅웅·바람소리·냄새는 청소로 갈린다

    웅웅·바람소리·냄새는 청소로 갈린다

    마찰음도 진동음도 아닌데 바람 소리가 유난히 커지거나 퀴퀴한 냄새가 섞여 나오면, 그건 소음이라기보다 내부가 더러워졌다는 신호다. 필터가 막히면 같은 바람을 내보내려고 팬이 더 세게 돌아서 소리가 커지고, 방치한 필터에선 곰팡이 냄새가 금방 올라온다. 이건 뜯을 것도 없이 청소로 잡힌다.

    전원부터 뽑고, 필터를 분리해 먼지를 털고 물로 헹군 다음 완전히 말려서 다시 끼우고 송풍으로 한 번 돌려주면 된다. 뜨거운 물로 빨면 필터가 상하니 40도 넘는 물은 쓰지 말고, 청소 주기는 2주에 한 번이 적당하다. 냄새까지 잡고 싶으면 청소한 뒤 창문 열어둔 채로 냉방 한 시간, 송풍 한 시간 돌려서 안쪽 물기를 말려주면 곰팡이가 덜 핀다.

    인터넷 '100% 해결'과 광고는 걸러라

    인터넷 '100% 해결'과 광고는 걸러라

    소음 해결을 검색하면 '파세코 기술지원팀에 따르면 소음 민원의 70%가 설치 유격 때문'이라는 식으로 딱 떨어지는 수치를 내세운 글이 여럿 뜬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건 같은 도메인에서 비슷한 제목으로 찍어낸 글들이라 원출처가 없고, 나도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 끝내 못 찾았다. 방향이야 앞에서 말한 설치 유격 얘기랑 맞아떨어지지만, 저 70%라는 숫자 자체를 믿을 근거는 없다. 네이버에 같은 검색어를 쳐봐도 정작 해결법보다 숨고·쿠팡 같은 구매 유도 광고가 화면을 거의 다 덮고 있다.

    그래서 순서를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켜자마자 나는 웅웅·고주파는 구조상 못 잡으니 포기하고, 덜덜 떨리는 진동은 2천 원 고무패드로, 끽끽 마찰음은 최후에 윤활로, 바람 소리·냄새는 청소로 간다. 뜯고 뿌리는 건 진짜 맨 마지막이다. 창문형 에어컨이 당근마켓에 유독 많이 쏟아지는 첫 번째 이유가 소음이라는데, 그중 상당수는 고장이 아니라 이 순서를 안 밟고 지레 포기한 경우일 거다. 겨울에 뗄 때 송풍으로 두어 시간 말려서 보관하면 이듬해 곰팡이 냄새로 다시 고생할 일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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